어렸을 때 백조의 호수 동화책을 읽으며 느꼈던건 공주가 너무 바보 같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하는것도 모자라
흑조에게 당하기까지한다.
정말 아주아주 어렸을 때, 백조의 호수를 처음 읽었을때야 물론 너무 어려서 기억은 안난다.
다른 아이들 처럼 그냥 읽었겠지 뭐.
음악은 그보다는 훨씬 좋았다.
중국음식 탐방갔다가 7명씩이나 모여 본 영화가 Black Swan.
나탈리 포트만을 특별하게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처음 영화 포스터를 봤을때부터 너무 보고싶었다.
내용도 잘은 모르고 그냥 자신이 흑조로 변해간다고 생각하는 발레리나 얘기라고만 알았는데
친구가 스릴러라길래 실망했다.
그냥 어두운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결과는, 내가 생각한 최악의 스릴러는 아니었고
이정도는 기대했기 때문에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라고나 할까.. 약간의 스릴러가 가미된?
정말 평소에도 끔찍히 여기는 부분이 공포스럽게 다가와서
영화 중간중간 눈을 감고 장면을 넘겨야 했지만 ㅠㅠ
몰입도도 상당하며 연기와 흐름 모두 만족스러웠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슬픈 그런 영화.
너무너무 잘봤지만 두번은 다시 보고싶지 않은 그런 영화이다.
우리는 다들 너무 지치고 피곤하여 3명은 일찍 집에가고 남은 4명만 영화얘기를 하며 맥주한잔 후 귀가했다.
난, 위노나 라이더를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영화속에서 뱅상카셀이 위노나라이더가 이제 물러나고 나탈리포트만이 새로운 공주로 블랙 스완을 할것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울고싶었다.
그 순간만은 영화에 몰입되지 않고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도그럴것이 너무 실제 상황과 비슷해서 감독이 위노나 라이더를 미워하나 의심까지 들 정도였다.
90년대에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니나의 역은 위노나가 맡았을 텐데……
난 '순수의 시대'부터해서 '가위손', 'Reality Bites', '작은 아씨들', '드라큘라', 'How to make an American Quilt', 'Girl, Interrupted' 등등 찾아 볼 수 있는 그의 영화는 다 찾아봤다.
예전의 얼굴하고도 많이 달라졌지만 분위기도 분위기라 처음에는 몰라봤다.
나중에 뱅상카셀의 코멘트에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분개할 때 알아보고 소스라치게 놀랬다.
그를 여기에서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이 영화에 나오는 줄도 몰랐다.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와 너무 아름다운 흑조로의 변신까지 영화는 숨가쁘게 날 뺑이치게 만들었고, 엔딩 크레딧으로 멋지게 매듭지었다. 까만 깃털이 내려올 때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또다시 위노나의 생각에 젖어들었다.
이 역할을 맡고 촬영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위노나 얘기를 침튀기며 했더니 아는 동생이 영화평론가 한명도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러있겠구나 생각하니 동지애가 느껴지면서 왠지 나만이 안타까워 해야하는데 그냥 흔히하는 똑 같이 스쳐가는 느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었다.
아… 위노나 라이더…… 다시 부활하기엔 너무 힘든걸까.
